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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원 박봉? 가톨릭 성직자 처우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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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찡-긋 2025. 5.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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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파블로 비르질리오 다비드 주교가 2022년 4월 24일 세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열린 필리핀 기독교 전파 500주년 기념 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사진: CBCP 뉴스 제공, 새미 나바하)

겉보기 박봉, 실제는 넉넉한 가처분 소득

가톨릭 성직자들은 종종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되는 박봉”이라는 인식이 따라붙지만, 이는 실제 생활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초임 신부의 현금 급여는 150만~200만 원 수준이지만, 교회가 주거, 식사, 교통비, 의료비 등 생활의 대부분을 부담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은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높다. 예를 들어, 한 신부는 차량유지비와 활동비 포함 15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실거주비와 식비가 전액 면제되므로 그 실질적 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구조다. 일반 직장인이 세금, 월세, 식비 등을 제외하고 남기는 금액과 비교하면, 신부들의 경제적 여유는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계급별 급여와 혜택 - 초임 신부부터 추기경까지

가톨릭 성직자의 급여 및 생활 보조는 계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며, 지위가 높을수록 다양한 현물 혜택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초임 신부는 월 150만~200만 원의 사례비와 함께 무료 사제관, 식사, 의료지원을 받는다. 본당 주임신부는 이와 비슷한 금액을 유지하면서도 미사 예물 수입 등 부수입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정년까지 종신 고용이 보장된다. 주교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전용 관저, 전담 차량과 운전기사, 비서, 국내외 출장 시 의전 지원 등 사실상 모든 생활비가 면제되는 수준의 지원이 제공된다. 추기경의 경우, 바티칸 재직 시 한화로 월 약 700만 원에 달하는 비과세 생활비를 받고, 고급 주거, 차량, 요리사, 비서진 등 최고 수준의 현물 복지를 향유한다.

‘현물 보조’로 포장된 고급 복지

교회는 성직자의 박봉을 강조하며 검소한 삶을 미덕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급여 외에 제공되는 각종 현물 보조를 통해 고급 복지를 누리는 구조다. 무이자 전세자금 대출, 전액 의료비 지원, 차량 지원, 무료 식사 등은 사실상 기업 고위 임원 수준의 복지 혜택에 해당한다. 또 성직자들은 결혼하지 않아 부양가족이 없고, 신자들로부터 사적인 지원을 받는 경우도 많아 경제적 부담이 거의 없다. “배 고파 죽은 신부는 없다”는 말처럼, 이들은 생계 걱정에서 벗어나 안정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가난한 교회’ 이미지와 특권 구조의 괴리

가톨릭 교회는 스스로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로 묘사하지만, 현실의 고위 성직자들은 사회 엘리트 못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속적으로 검소함을 주문했지만, 일부 성직자들은 오히려 풍요로운 삶을 누려 왔다. 독일의 한 주교는 교회 자금 430억 원을 들여 자신의 관저를 사치스럽게 개축한 바 있고, 이는 교회의 폐쇄성과 감시 부족이 특권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천주교회 역시 박봉 이미지와 달리 서울대교구 등 주요 교구가 수천억 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부유한 조직이다. 2016년 기준 서울대교구는 7,214억 원의 자산을 공시했고,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헌금과 기부금 수입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재정이 성직자 복지에 얼마나 사용되는지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며, 인건비 지출 외에 차량, 관저, 의료 등 현물 혜택 비용은 별도로 분류되지 않아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투명한 논의와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가톨릭 성직자의 실제 급여 수준은 명목상 월급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대부분의 생활 비용이 교회에 의해 제공되며, 지위가 높아질수록 다양한 특권이 덧붙는다. “신부님은 박봉”이라는 통념은 이러한 현실을 가리며 동정심을 유도하는 수사에 불과하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려면, 성직자 특권 구조에 대한 솔직한 성찰과 함께 재정 투명성 확보와 책임 있는 운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신자들이 낸 헌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공개하고, 불필요한 특혜는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자정 노력이 요구된다. 이것이야말로 신뢰 회복과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일 것이다.

 

 

 

참고 자료

-      주교의 가치는 얼마인가요?
https://www.ncronline.org/news/people/how-much-bishop-worth#:~:text=Management%20and%20Business%20Ethics%20at,Villanova%20University

-      특전 관련 기록
https://m.mariasarang.net//bbs/bbs_view.asp?index=bbs_sermon&no=4593#:~:text=2001년%202월%2021일%20베르골리오%20주교님은,전용차를%20사양하고%20언제나%20대중교통을%20애용했습니다

-      교회 재무 공개 자료
천주교 서울대교구 재무제표 일반에 공개 | KBS 뉴스